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순간, 섬 여행은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특히 혼자 떠나는 여행자에게 섬은 외부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신과 대화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남미의 칠레는 태평양과 남극해에 걸쳐 수많은 섬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혼행족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자랑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용한 사색과 자연 속 힐링을 원하는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해, 칠레의 대표 섬 세 곳, 파스쿠아섬(이스터섬), 파르티도섬, 라과니아섬을 깊이 있게 소개합니다.
파스쿠아섬 – 모아이와 마주하는 고요한 사색
파스쿠아섬(Pascua Island),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름은 이스터섬(Rapa Nui)입니다. 이 섬은 전 세계에서 가장 외딴 곳 중 하나로, 칠레 본토에서 3,500km나 떨어진 태평양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습니다. 수천 년의 세월을 견뎌온 모아이 석상들이 이곳을 지키고 있으며, 여행자는 그 앞에서 자연스럽게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혼자 이 섬을 찾는 여행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아침 일찍 자전거를 타고 통가리키(Tongariki)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모아이와 함께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순간은 어떤 언어나 사진으로도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낮에는 오롱고 절벽이나 라노 카우 분화구까지 트레킹을 즐기며 육체적 몰입을 경험하고, 해질 무렵에는 아나케나(Aanakena) 해변의 하얀 모래 위에 앉아 책을 읽는 이들이 많습니다. 숙박은 로컬 게스트하우스부터 합리적인 호스텔까지 다양하게 존재하며, 대화를 좋아하는 현지인들과의 소박한 저녁 식사는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합니다. 무엇보다 파스쿠아섬은 도시에서 잊고 지낸 ‘고요’라는 감정을 일깨워주는 장소로, 진정한 혼행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파르티도 – 칠레 해안의 외딴 섬에서 만나는 나만의 여행
파르티도섬(Isla Partido)은 칠레 중부 해안에서 떨어진 비교적 작은 섬으로, 아직까지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공간입니다. 이 섬은 하루 왕복 1~2회의 소형 보트를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며, 그만큼 외부의 소음과 상업화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환경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바다와 바람뿐입니다.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하얀 자갈 해변과 얕은 바다, 그리고 그 위에 떠오르는 새벽 안개는 말 그대로 ‘세상에 나 혼자 있는 느낌’을 만들어냅니다. 이곳에서는 하이킹, 바위 낚시, 조류 관찰 등 간단하지만 의미 있는 활동들이 가능합니다. 주민 수는 매우 적고, 대부분 어업이나 자급자족형 농업에 의존하고 있어 여행자는 원주민이 운영하는 민박에서 숙박하게 됩니다. 저녁이면 바닷가 모닥불 앞에 앉아 그날 잡은 생선을 구워 먹으며, 어부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조용히 노트를 꺼내 여행 일기를 정리하는 것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이 섬은 디지털 기기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자연과 자기 자신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은 여행자라면 파르티도는 이상적인 목적지가 될 것입니다.
라과니아 – 자연과 감성에 집중하는 조용한 섬
라과니아섬(La Guañía)은 칠레 최남단, 마젤란과 남극 지역에 위치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섬입니다. 이 섬은 상업화되지 않은 자연과 소수의 지역 공동체가 공존하는 장소로, 장기 체류형 혼행족이나 감성적인 여행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적합합니다. 이곳은 관광지가 아닌 생활 공간으로, 외부인에게는 단순한 여행지지만 현지 주민에게는 일상 그 자체입니다. 섬에는 기본적인 생활시설만 존재하며, 대형 상점이나 관광 센터는 없습니다. 그 대신 소박한 어촌마을과 전통 방식의 농업, 그리고 조용한 바닷가가 이 섬의 전부이자 전부 이상의 가치를 제공합니다. 여행자는 아침이면 어촌 부두에 나가 새벽 어획을 구경하고, 오후에는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동네 주민과 함께 배를 타고 인근 무인도를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따뜻한 식사 한 끼와 미소로 이어지는 교감은 혼자 여행하는 이들에게 큰 위로로 다가옵니다. 라과니아는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대신, 특별한 평온함이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까’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가 주어지는 이 섬은 도시에서 지친 마음을 회복하기에 최고의 장소입니다. 특히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들이 작업 휴가를 위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파스쿠아의 영적 사색, 파르티도의 절대 고요, 라과니아의 정겨운 일상은 모두 혼자 떠나는 여행자에게 진정한 의미의 ‘쉼’을 선사하는 칠레의 섬들입니다. 현대 사회의 소음과 속도를 잠시 내려놓고 싶은 당신, 이 세 섬에서 진짜 나를 마주해보세요. 혼자이기에 더 완벽한 여행, 칠레 섬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