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는 미국 최고의 휴양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높은 항공료와 물가, 긴 이동 시간 때문에 쉽게 떠나기 어려운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하와이의 대안으로 미국 본토에 위치한 섬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접근성은 물론, 비용 면에서도 유리하면서 하와이 못지않은 자연경관과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하와이 대신 떠나기 좋은 미국 본토의 아름답고 조용한 섬들을 소개하고, 각각의 특징과 여행 팁을 알려드립니다.
앤나 마리아 아일랜드 (Anna Maria Island, FL) – 플로리다만의 따뜻한 여유
플로리다 서해안에 위치한 앤나 마리아 아일랜드는 대도시 탬파(Tampa)와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나면서도, 도시의 소음과 번잡함에서는 벗어난 완벽한 휴양지입니다. 길이 11km 정도의 이 섬은 고급 리조트 대신 로컬풍의 작은 인스, 비치 하우스, B&B들이 즐비해 있어서 조용한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맑고 따뜻한 바닷물, 백사장, 석양이 유명합니다. 스노클링, 패들보드, 돌고래 투어 등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공적인 관광시설보다는 자연을 보존하는 데 중점을 둔 도시계획 때문에, 하와이처럼 고급스러운 리조트 분위기를 기대하기보다는 로컬 커뮤니티와 어우러지는 느긋한 여행을 원하는 분들에게 딱 맞는 섬입니다.
숙박비, 음식, 렌터카 등 모든 비용이 하와이에 비해 훨씬 합리적입니다. 특히 겨울철에도 온화한 날씨를 유지해서 ‘겨울철 대안 하와이’로도 불립니다.
블록 아일랜드 (Block Island, RI) – 동부의 조용한 낙원
미국 동북부, 로드아일랜드 해안에서 페리를 타고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블록 아일랜드는 북동부 지역의 하와이라고도 불릴 만큼 아름다운 해변과 자연환경을 자랑합니다. 섬 전체의 약 40%가 자연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순수한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절벽 위에 세워진 전통 등대, 숲속 산책로, 자전거 도로, 조용한 바닷가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모든 풍경이 유럽의 소도시 같은 낭만을 느끼게 합니다. 상업화가 심하지 않아서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독서, 산책, 바다 명상 등을 즐기기에 최적입니다.
여름철에는 북동부 주민들의 피서지로 살짝 붐빌 수 있으나, 봄과 가을에는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섬을 거의 독점하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와이와는 또 다른 ‘사색적인 섬 여행’을 찾는 이들에게 블록 아일랜드는 이상적인 대안입니다.
산후안 아일랜드 (San Juan Islands, WA) – 북서부의 숨은 진주
워싱턴주 북부에 위치한 산후안 아일랜드는 시애틀에서 자동차와 페리로 3~4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는 북서부의 대표적인 섬입니다. 범고래 관찰로 유명한 이곳은 여름철이면 해양 생물 관찰을 위해 찾는 여행자들로 활기를 띠지만, 여전히 조용하고 평화로운 섬 특유의 분위기를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섬 전체가 예술과 자연, 힐링이 어우러진 공간으로서 요가 리트릿, 글램핑, 카약 투어, 해안 트레킹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특히 소도시 분위기의 프라이데이 하버(Friday Harbor) 마을은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로컬 레스토랑, 커피숍이 즐비해 있으므로, 감성 여행을 선호하는 MZ세대들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하와이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거나 소중한 사람과의 시간을 조용히 보내고 싶다면 산후안 아일랜드만큼 좋은 곳도 드물 것입니다. 시애틀을 경유한 미국 서부 여행과 함께 묶어서 계획해도 좋습니다.
하와이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앤나 마리아 아일랜드, 블록 아일랜드, 산후안 아일랜드처럼 미국 본토에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실속 있는 섬 여행지가 존재합니다. 더 저렴하고, 더 조용하며, 더 진정성 있는 자연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제 본토의 숨은 섬으로 눈을 돌려보세요. 하와이 못지않은 감동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