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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가 추천하는 섬여행 (라파누이, 카스틸로섬, 바즈쿠)

by tree12 2025. 5. 5.

빛, 색, 질감, 그리고 스토리. 사진작가에게 여행지는 단순한 휴식처가 아닌 창작의 무대입니다. 남미 칠레에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완성된 섬들이 여럿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전문 사진가들 사이에서 ‘포토 스폿의 성지’로 회자되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예술적 감성과 독창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칠레의 세 섬, 라파누이, 카스틸로섬, 바즈쿠를 중심으로, 사진작가들이 왜 이곳을 선택하는지 그 이유를 자세히 소개합니다.

칠레 섬 여행 사진

라파누이 – 인류 문명과 자연의 조화가 빚어낸 장엄함

라파누이(Rapa Nui), 또는 이스터섬은 사진작가라면 한 번쯤 꿈꾸는 장소입니다. 거대한 모아이 석상은 어떤 앵글에서도 압도적인 시선을 자아내며, 특히 해 뜨기 직전의 붉은 하늘과 함께 찍는 통가리키(Tongariki)의 실루엣은 세계적인 사진 공모전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이 섬은 단순히 아름다운 배경이 아니라 빛과 그림자의 흐름, 지형과 상징물의 조화, 문화적 상징성까지 갖추고 있어 다큐멘터리부터 예술 사진까지 폭넓은 작품 활동이 가능합니다. 특히 라노 카우(Rano Kau) 분화구, 오롱고 절벽 위 마을, 야자수와 흰 모래가 어우러진 아나케나 해변은 자연의 다양성과 구도의 미학을 함께 담아낼 수 있는 장소로 평가받습니다. 라파누이는 여행자보다는 ‘기록자’에게 어울리는 섬입니다. 섬의 기후는 맑은 날이 많고, 구름의 흐름 또한 드라마틱해 풍경 사진이나 타임랩스 촬영에도 적합합니다. 촬영 전 사전 탐색이 중요하며, 이 섬에서는 느리게 걸으며 프레임을 기다리는 인내심이 멋진 결과물로 이어지곤 합니다.

카스틸로섬 – 텍스처와 색감의 마법이 살아 있는 곳

카스틸로섬(Isla Castillo)은 칠레 중남부 연안에 위치한 비교적 덜 알려진 섬이지만, 최근 들어 자연 텍스처와 컬러감을 중시하는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명소입니다. 이 섬은 화강암 절벽, 선인장 덩굴, 붉은 해조류, 그리고 비취색 바다가 어우러진 다층적인 시각 정보를 제공합니다. 일출과 일몰 시간대에는 해안 바위에 반사되는 붉은 빛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파도가 부서지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한 슬로우 셔터 촬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섬 중앙의 작은 언덕에서는 360도 파노라마 구도가 가능하며, 특히 안개 낀 아침에 드론을 띄우면 실루엣이 살아있는 환상적인 컷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아직 대규모 인프라가 없어 상업적인 간섭이 거의 없으며, 인위적 구조물이 없기 때문에 자연 그 자체를 작품화할 수 있는 드문 공간입니다. 광량 조절이 예민한 작가라면 ND필터와 삼각대는 필수이며, 가벼운 야외용 카메라도 잘 어울리는 촬영 환경입니다. 사진 외에도 이 섬은 드로잉, 수채화 등 시각예술 작가들의 현장 스케치 장소로도 사용될 만큼 예술 감성이 응축된 공간입니다.

바즈쿠 – 빛의 깊이를 담는 신비로운 섬

바즈쿠(Bazcu)는 칠레 남부 마젤란 지역 해역에 위치한 섬으로, 이곳은 빛이 낮게 깔리는 독특한 기후 조건 덕분에 사진가들에게만 알려진 은밀한 섬입니다. 바즈쿠의 가장 큰 특징은 공기 중 수증기 입자와 구름층의 높이로 인해 빛이 섬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일반적인 해변 사진보다 더욱 입체적이고 섬세한 계조 표현이 가능해 풍경 사진과 인물 스냅에 모두 활용됩니다. 섬의 북쪽 해안에는 해안선이 곡선으로 이어져 있어 롱렌즈와 광각 렌즈 모두 활용 가능한 다중 촬영 포인트가 존재하며, 이곳에서는 특히 블랙&화이트 필름 촬영이 추천됩니다. 바즈쿠는 인간의 흔적이 거의 없는 섬으로, 야생 바닷새나 파도에 깎인 바위, 고요한 수면 위로 비치는 빛줄기 같은 감성적인 디테일이 풍부합니다. 숙박은 불가능하지만,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출발하는 소형 보트를 통해 당일 왕복이 가능하며, 촬영 시간은 4~5시간 정도 확보됩니다. 많은 사진작가들이 이 섬을 ‘빛으로 그리는 섬’, 또는 ‘흑백 필름의 천국’이라 부를 정도로 극적인 감성을 담아낼 수 있는 장소입니다.

라파누이의 역사적 장엄함, 카스틸로섬의 색채 텍스처, 바즈쿠의 빛의 깊이는 사진작가에게 단순한 풍경이 아닌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됩니다. 상업 관광지보다 감성과 구도가 중요한 창작자를 위한 섬 여행지로, 이 세 곳은 카메라 하나만 챙기고 떠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칠레의 섬에서 당신만의 명작을 완성해보세요.